CHAPTER5 |
임원과 협력하기(또는, 포커 게임하기) |
아버지가 장인(그러니까 나의 외할아버지)을 처음 만났을 때 저녁 식사가 끝나고 친선 포커 게임에 초대받았다고 한다. 아버지는 대개 남자들끼리 경쟁하며 친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니었다. 게다가 나만큼이나 카드를 잘 못하셨다. 그렇지만, 이런 특별한 상황에서 아버지는 카드 실력에 크게 연연하지 않으셨다고 한다. 왜냐하면 아버지의 목표는 포커 게임에서 본인이 이기는 게 아니고 미래의 장인이 이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. 부모님 모두 이 방법은 꽤 잘 먹혔다고 말씀하셨다.
프로덕트 매니저로 일하면서 이 이야기를 여러 번 생각해 보게 되는데, 특히 조직에서 나보다 훨씬 더 많은 권한을 가진 사람들과 회의하는 자리에 앉아 있는 경우에 더 그렇다. 대부분 중대한 이해관계가 걸린 회의에서(포커 게임 상황처럼) ‘승리’한다는 의미가 회의 석상에 앉은 모두에게 같은 의미일 필요는 없다. 임원과 같이 일할 때 ‘승리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버지의 방법처럼 다른 사람이 승리하도록 돕는 것일 때가 많다.
좋든 나쁘든, 임원은 당신이 알지 못하는 비즈니스에 대한 중요한 고급 정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. 이 정보를 바탕으로 그들은 프로젝트 도중에 당신이 세운 우선순위를 무시하거나 바꿀 수도 있다. 심지어 임원 사이에 오가는 대화에 나온 민감한 세부사항을 밝힐 수 없어서 “내가 그렇게 말했으니까!”라는 식의 횡포를 부릴 수도 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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