2 옮긴이의 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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옮긴이의 글
연배나 성장 환경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, 사람들이 프로그래밍에 발을 들여
놓은 계기가 된 시절의 얘기를 들어보면 비슷한 부분이 꽤나 있는 듯합니다.
애플II나 MSX, 혹은 조금 뒤의 세대라면 PC XT에서 BASIC 인터프리터를 띄워
놓고 책에서 봤던 명령문을 떠듬떠듬 타이핑해 넣은 다음 화룡점정의 기분으
로 ‘RUN’을 칠 때의 알 수 없는 짜릿함, 그리고 이어지던 희열 혹은 좌절.
세월이 흘러 직업을 선택할 나이가 되면서, 무언가에 끌린 듯 별다른 망설
임 없이 소프트웨어 개발의 세계로 그렇게들 발을 디뎠을 겁니다.
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만만하지만은 않았을 테지요. 프로그램 짜는 것만 잘
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, 그것 말고도 신경 써야 할 것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.
게다가 소프트웨어 개발이란 것이 과학은 아니고 공학이라기에는 아직 어
설프고 예술이라고도 할 수 없이 어정쩡한, 아직은 그 중간의 어디쯤에 불안
정하게 떠 있는 처지의 분야인지라, 많은 이들이 길을 안내해줄 누군가 혹은
그 무언가를 갈망하며 수많은 자기계발 서적과 기술자료 사이로 오늘도 서
성댑니다.
IT가 3D니 4D니 하는 얘기가 그다지 새롭지 않은 지금, 머릿속에 떠돌던